엘름그린 & 드라그셋 〈The Painter, Fig. 2〉(2021)
© Elmgreen & Dragset, 제공 Pace Gallery, photo Elmar Vestner

아모레퍼시픽미술관, 9.3~2025.2.23
2016년 마이클 엘름그린과 잉가 드라그셋은 베이징의 UCCA 현대미술센터에서 가짜 아트페어를 열었다. 다른 페어와 달리,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들 듀오의 작품만 선보인 자리였다. 아트뉴스페이퍼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이들은 당시를 회고하며 “행복했죠!”라고 농담을 던졌다.
서울에서 열리는 듀오의 전시는 더욱 야심차다. 아시아에서 지금까지 열린 전시 중 가장 큰 규모다. 전시는 한국 화장품 업계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몰입형 설치 작업 5점을 중심으로 60점 이상의 작품을 선보인다. 첫 번째 방에서 방문객들은 내부 곳곳에 조각 작품과 가구가 배치된 작은 주택으로 들어가게 된다. 다른 방에는 엘름그린과 드라그셋의 작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프인 물 빠진 수영장이 있으며, 그 외 방에는 각각 빈 레스토랑, 산업용 주방, 작가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다.
두 작가는 앞으로도 흥미진진한 몇 개월을 보내게 될 예정이다. 10월 15일부터 파리의 대표적인 장소 오르세미술관의 조각 홀을 채우는 전시가 계획되어 있다.
리 체셔

서도호의〈비밀의 정원〉(2012). 현재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 중인 개인전 《스페큘레이션스》(~11.3) 출품작이다
© Do Ho Suh, 제공 Do Ho Suh; Lehmann Maupin, New York and Seoul; Victoria Miro, London/Venice
아트선재센터, ~11.3
서도호의 초기 작품 중에 그가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집을 공중에 늘어뜨린 천으로 재현한 것이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갤러리에서 선보인 이 작품은 큰 주목을 받았다. 그가 태어난 도시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2010년부터 지금까지 거주해 온 런던의 집이 재현될 예정이다.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아트선재센터는 2003년 서도호의 첫 한국 개인전이 열린 사립미술관이다. 21년이 지나 작가는 2005년부터 작업해 온 ‘스페큘레이션’의 시리즈로 미술관 전관을 채운다. 이 프로젝트는 실제 크기로 구현되기에는 비현실적이거나 불가능한 것으로, 일부는 계획이나 텍스트의 형태로 존재하고 다른 작품들은 마치 장난감 기차 세트에 나오는 듯한 건물이나 차량처럼 축소된 모형으로 만들어졌다.
작가는 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나의 작업은 비록 가상의 개념적인 영역과 연관이 있지만 실은 건축적 모델과 유사하다. 이러한 모델을 한자리에 모아서 전시하길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이번에 아트선재센터에서 실현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서울에서 전시하는 것은 항상 의미가 남다르다. 전시된 작품과 내가 태어난 도시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리 체셔
방정아 〈미국, 그의 한결같은 태도〉(2021) 부산비엔날레에서 10월 20일까지 전시된다
© 방정아
~10.20
‘어둠에서 보기’ 제하의 올해 부산비엔날레는 불확실한 시대를 설명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표현 속으로 침투한다. 공동으로 예술감독을 맡은 베라 메이와 필립 피로트는 “우리는 늘 ‘어두운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이를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어둠을 받아들여야 했던 사상과 공동체를 관찰하여 그 의미를 탐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올해 전시 장소는 부산현대미술관 이외에도 옛 은행 건물이 있던 두 역사적 공간을 새롭게 단장한 곳과 한 주거 건물로 확장됐다. 36개국에서 온 작가(단체) 62명이 참여하며, 청각과 촉각으로 관람하는 홍이현숙의 작품을 포함한 여러 비시각적 작업들도 소개된다.
유럽 계몽주의의 대안을 찾던 두 예술감독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역사적 선례를 참조했다. 하나는 “해적 유토피아”라 불리는 것으로, 놀라울 정도로 민주적이고 관용적이었던 해적 집단들의 개념이다. 다른 하나는 불교의 도량으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공동의 동의를 통해서 내려지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리사 모비우스
구보타 시게코의 〈뒤샹피아나: 계단을 내려오는 나부〉(1976)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만날 수 있다
© 구보타 시게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9.3~2025.3.3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이번 주에 대규모 서베이 전시 《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을 개막한다. 전시는 성(性)에 대한 경험 및 남성의 시선이 여성을 신이나 괴물로 만드는 방식 등을 포함하여 모두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말레이시아의 이이란, 중국의 인슈전(尹秀珍), 인도네시아의 멜라티 수료다모, 필리핀의 파시타 아바드를 비롯한 60여 명의 작품 120여 점이 전시된다.
배명지 큐레이터는 “오늘날 우리는 환경 위기, 자본주의 가속화, 전쟁을 목격하며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인 세계를 꿈꾼다”고 말하며 “이러한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으로서의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이 대두되고 있다. 연결, 공생, 공존, 연대는 오랫동안 아시아 여성들의 태도, 삶의 방식, 철학이었으며, 이러한 관점은 현대 아시아 여성작가의 예술에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리사 모비우스
비엔날레 연계 프로젝트 광주폴리에서 선보인 MVRDV의 〈I Love Street〉
제공 광주비엔날레
9.7~12.1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예술 행사 중 하나인 광주비엔날레는 인류 문명사, 기후변화, 코로나19라는 거창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프랑스의 저명한 기획자이자 이론가인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은 성명에서.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부터 홍수, 사막화,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지난 몇 년간 인류와 공간의 관계는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이제 변화된 감각과 공간 인식에 대해 깊이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비엔날레의 주제는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다. 한국의 서남지방에서 유래한 전통음악 장르 판소리를 매개로 했다. 판소리는 문자 그대로 ‘공공장소(판)에서의 소리’라는 뜻으로, 광주비엔날레는 “우리가 사는 공간에 대한 서사로 구성”될 예정이다.
광주비엔날레는 1980년 당시 군사 독재에 대항하다 학살된 광주 시민 수백 명의 희생을 기리고자 설립되었으며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이했다.
리 체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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